사자지크 2021. 7. 12. 00:49
天門仙山


천문산을 걷다보니, 사찰 하나를 발견했다. 제법 규모도 크고 아름다운 절이었다. 문앞에 천문산사라 적혀있다.

天門仙山 입구

사찰을 지키는 사신의 배경에 아름다운 장가계 산이 펼쳐져 있다.

낡고 낡은 계단. 한때는 무수한 사람들이 오고 갔을 이 곳. 지금은 사람들에게서 서서히 잊혀져 간 듯한 이곳. 그러나 매일 잊지 않고 찾아와 예불을 했을 바람과 해와 구름과 때때로의 비로 한창 시절의 영롱한 색은 세월의 흔적을 남기며 바래가고 있다.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한 이곳을 걷고 있자니 귓가에 들리는 것은
재잘거리는 새소리,
한 여름날의 힘찬 매미소리,
나긋하게 불어오는 바람소리
그리고 불경 읊는 가락소리 뿐이다.

이곳이 줄을 서서 심지어 입장표를 사야 들어갈 수 있는 유리전도보다 못한 환영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왜 벼랑 끝에 서서 감각신경을 자극해 들어오는 아찔함을 갈구하는 것일까?

나는 이곳이 좋았다.
만약 한국처럼 템플스테이가 이 곳에서도 가능하다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눈뜨면 들을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와 눈앞에 펼쳐질 매 순간 다른 얼굴의 산.
온갖 세상의 번뇌에서 해방되지 않을까? 😉🙃😉

마음에 고요한 차분함이 내려앉는 느낌이 있다.

바이두에 검색해 보니, 이곳은 명나라 때 창건된 상서지방의 불교 중심지였으며, 당시는 신사가 많고 향불이 절정에 달했다고 한다.

그랬을 법도 하다. 이 높은 산에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절이 있다니 말이다.

누군가 장가계 천문산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이 곳도 찬찬히 걸어보시길 권해 드리고 싶다.

중국 여행을 다니면서 종교와 관련된 크고 작은 유적지들을 보았는데, 중국에서 관리하는 국립공원이나 풍경구 혹은 문화유적 보존지에 비해 종교와 관련된 유적지는 상대적으로 관리가 좀 허술한 듯하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 곳 역시도 그런 곳 중 하나인 것 같다.
유지보수는 그다지 잘되고 있지는 않아 보여 살짝 마음이 아팠다.